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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작 산문 우리가 이 세상에 살게 된 7가지 이유 리뷰

 

 

영혼은 몸에서 떠난다

 

나는 가난한 농가의 10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내가 만일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인생을 즐기는데 빠져서 삶에 대한 회의에 깊이 사로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척박한 땅의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난 것은 훗날 내가 신리를 깨닫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머니는 늘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집은 가난하지만 마음까지 가난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될 수 있는 대로 자비를 베풀어라" 어머니의 그 교훈은 어린 내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다.

 

또한 '물방울은 돌을 뚫는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 ' 한치의 벌레지만 오 푼의 영혼이 있다'  '남을 험담하거나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나는 법'이라고 속담을 인용해서 마음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셨다. 

 

반면에 아버지는 묵묵히 일만 하시는 분이었다. 아버지는 '열 손가락은 다 소중하다'라고 하시며 10남매를 똑같이 키워 주셨다. 나는 나름대로 부모님께 효도를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효도를 더 하고 싶을 때 부모는 이미 안 계셨다.'  지금도 아버지께 좀 더 효도를 못 한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부모와 자녀 혹은 형제, 자매, 친구, 부부 혹은 이웃 등 이 세상에서 나와 인연을 갖게 된 모든 사람들과는 단순한 인연들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나 스스로의 발원에 의해서 아주 오묘하고 정교한 계획 아래 이 세상에서 만나게 된 인연들이다. 내가 그들과 이 세상에 함께 살게 된 것은 그저 아무 뜻도 없이 그저 우연히 만나서 살게 된 것은 아니다. 

 

 

 

나는 10살 되던 해 가을 어느 날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헤매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해 9월 3일 밤 8시에 내 심장은 갑자기 멈추었다. 의식 불명의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병이라는 것을 모르고 건강하게 살았다.

 

그런 내가 갑자기 누워 버렸고, 심장이 멎었으니 부모님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의학적으로는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였지만 나는 정확히 3시간 만에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는 3시간 동안 죽어 있었던 불가사의한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놀랍게도 그다음 날인 9월 4일 밤 8시가 되자 다시 나의 심장이 멎어버리는 사태가 또 발생했다. 그리고는 3시간 후에 다시 깨어났다. 그 이후부터 똑같은 일이 매일 밤 8시면 반복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나는 심장이 정지된 상태에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나 스스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내 육체에서 빠져나온 또 한 사람의 내가 지상에서의 내 육신의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 육체와 영혼의 분리 현상이 일어나면서 소위 내가 목격한 또 하나의 자의식 '내 안의 또 한 사람의 나'는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후 정말 무한한 자유를 누렸다. 

 

몸에서 분리된 나는 첫째,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았다. 나는 놀랍게도 죽은 친구를 만나보기도 했고 아름다운 꽃밭을 거닐기도 했다. 정말 꿈꾸는 것처럼 믿을 수 없는 현상들이 전개되었다. 

 

나는 지상의 어떤 작은 틈새라도 빠져나갈 수 있었고, 내 거동은 흡사 마술을 부리는 둔갑술처럼 자유자재였다.  그 느낌을 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결국 의사들도 내 병에 손을 들었다. 그 시간만 되면 심장이 멈추었다가 일정한 시간이 되면 다시 제 모습으로 살아나는 나를 의사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